who's fashion clinic

게시글 보기
Re: 옷 잘 입는 남자는 위험하다?
Date : 2004.02.27 00:00:00
Name : admin Hits : 1991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한 에세이에서 ‘옷 잘 입는 남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옷 잘 입는 여자는? 굳이 ‘예스(Yes)’와 ‘노(No)’를 구분지어 대답하진 않겠다. 어쨌든 옷 입는 감각이 발달된 이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멋있고 매력적이다. 독특한 개성과 까다로운 선택 때문에 위험성이 내포된 매력이라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각 분야에는 성역할의 차이에 따라 좀 더 비판적이거나 관대한 적용이 존재한다. 패션은 비교적 여성에게 우호적이다. 멋내기는 아름다움의 집착과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성 공동체에서는 미의 추구보다는 힘의 논리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탐미적 꿈을 지닌 남자들은 조직으로부터 열외로 취급당했다. 고독한 예술가들의 삶이 그 증거이다. 패션계에 게이가 많다는 속설도 그 반증이다.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을 교육시키는 데 온 힘을 쏟았던 대다수 우리의 아버지들은 옷차림에 여유를 갖지 못했다. 두세 벌의 양복으로 기본적인 격식만 유지하며 유행 따위와는 상관없이 살았다. 그렇지 않고 잔뜩 멋내고 다니는 아버지들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들은 모두 벼락부자이거나 바람둥이로 보였다.



돌이켜보면 남자들에게도 각박한 세월이었다. 자기 만족을 위해 혹은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 멋부리는 여인의 욕망은 정당하게 인정받고, 자기애에 빠진 남자는 욕을 먹거나 변태 취급을 당했다. 너무 오랜 세월 권력을 추구하는 남자는 ‘남자답다’고 추앙받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남자는 여자와 동급으로 취급당했다. 그것이 얼마나 모욕적인 처사인지 여자들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 형편이 나아진 지금, 남자들이 옷과 액세서리로 세련되게 치장하고 다니는 건 흉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미덕으로 권장할 만한 문화가 되었다. 이제는 일에 몰두하느라 멋낼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없는 ‘발리’에서 시청률 상승 곡선을 주도하는 톱스타나 총선을 앞둔 정당 대표만큼 바쁜 남자라면 코디네이터를 고용해서라도 자기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시간은 남아돌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방송계의 ‘일용직’ 김C처럼 부스스한 개성이라도 내세울 줄 알아야 한다. 평범한 차림은 지루한 인상으로 무시당할 만큼 패션에 대한 사회의 가치관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요즘은 적잖은 여자들이 자기 이상형의 한 조건으로 남자의 옷맵시를 꼽는다. 대개 패션감각이 있는 남자는 그렇지 못한 남자보다 외모가 뛰어나고 재능이 풍부하다. 옷자락 사이로 은근한 자부심도 배어나오고 복잡한 감수성과 자유로운 기질도 엿보인다. 자의식과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도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옷 잘 입는 남자는 위험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처 : 조선일보]

게시글 목록
CONTENT
NAME
DATE
HITS
admin
2004.02.27
1991


02.6092.1886
MON - FRIDAY PM 1:00 - PM 6:00
DAY OFF, WEEKEND, HOLIDAY
국민 514201-01-021045
우리 1005-401-941476
신한 100-027-761077
예금주: (주) 에스제이홀딩스